[편집장 레터] 대선자금 수사팀이 복기해야 할 것은...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11.01 09:31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하면서 대선자금 수사 착수가 공식화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불법 대선자금은 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김 부원장에게 지난해 4~8월 대장동 투자자 남욱 변호사가 현금 8억여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이 돈의 성격,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선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메가톤급 파급력을 갖습니다. 그동안 검찰이 들여다보던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됐지만 2003년 수사가 대표적입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그해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6대 대선의 불법 자금 수수에 대한 수사를 벌여 여야 의원들을 줄줄이 구속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금품수수 액수가 많았던 당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검찰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측근들도 과감히 조사했습니다. 수사를 지휘하고 총괄했던 안대희 중수부장과 송광수 검찰총장은 일약 '국민검사'로 떠올랐고 '송광수·안대희' 팬클럽은 대검 중수부를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최종 결과를 봐야 겠지만 지금의 대선자금 수사는 차떼기로 불렸던 2003년에 비해 수수액수, 연루자 등이 '소소한' 수준이라는 위안을 해야 할까요? 2003년 수사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주요 대기업 등에서 각각 823억원과 113억원의 불법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동안 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데 위안을 삼아 봅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자금 수사에서 검찰이 어떠한 결과를 내놓든 2003년 당시의 국민적 성원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3·9 대선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배출됐습니다. 그렇지만 검찰이 사법 역사에서 유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탄생과 대통령 최측근 한동훈 법무장관의 등장은 검찰 수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키웁니다.

대선자금 수사팀은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사건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의혹을 다시 살펴보기 위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때인 2011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사업구조의 정당성, 정책결정 과정의 적법성 등을 복기하며 '윗선'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20년 가까이 시차를 둔 두 건의 대선자금 수사. 이번 수사팀이 되돌아볼 것은 2011년의 사업 추진과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대희 중수부장, 문효남 수사기획관, 남기춘 중수 1과장, 유재만 중수 2과장···2003년 당시 검찰 수사의 지평을 연 선배들의 기개를 다시 생각해보길 권합니다.
sdw70@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