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바뀌었는데 최대 ‘두 살’ 젊어진다

[법으로 보는 세상] 6월부터 만 나이로 통일…영아수당 월 70만원으로 상향 지급

머니투데이 더리더 이하정 기자 입력 : 2023.01.02 10:08
▲ 이재명 부대변인이 2022년 12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다음 주 열릴 국정과제 점검회의 및 만 나이 민법 개정안 통과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새해가 밝았다.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이 나오는 등 경기가 잔뜩 움츠러든 가운데 맞은 새해다. 전기·가스요금은 더 오른다고 한다. 해마다 많은 것이 바뀐다.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게 소망이지만, 별 탈 없이 지내는 것도 버거운 시기다. 그나마 올해는 숫자상으로 더 늙지 않는다는 게 위안이 될지 모르겠다. 6월부터는 한국식 나이 대신 만 나이로 통일된다. 최대 2살까지 젊어진다. 나이를 더 먹지 않는 것 말고도 또 무엇이 달라지는지 꼽아봤다.

◇ 민법·행정기본법 개정 ‘만 나이’ 사용

오는 6월부터는 사법(私法)관계와 행정 분야에서 ‘만 나이’가 사용된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민법·행정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6개월 후 시행된다. 기존 우리 사회에서는 태어나는 동시에 1살이 되고, 해가 바뀌면 1살씩 늘어가는 ‘세는 나이’가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법 개정을 통해 만 나이 표시가 명문화되면서 앞으로 태어난 해는 0살로 계산된다. 출생한 지 1년이 안 된 경우는 ‘개월’로 표시한다.

‘만 나이’로 통일하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나이 계산법이 복잡해 사회적·법적으로 여러 혼동이 있다는 이유였다. 지금까지 법령상의 나이는 민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만 나이로 계산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세는 나이가 통용돼왔다. 일부 법령에서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를 사용했다. 한 사람당 나이가 3개였던 것. 이에 따라 사회복지나 의료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때 대상 나이에 대한 혼선이 자주 발생했다. 세금·의료·복지 분야에서는 만 나이가, 청소년보호법과 병역법 등에서는 연 나이가 적용돼왔고, 코로나19 소아 백신 접종 때는 어느 나이를 적용할지가 논란이 됐다. 이를 정리하는 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고, 무엇보다 국제적인 기준에 맞지 않아 문제가 됐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부터 ‘만 나이’ 통용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 미 CNN이 우리나라의 만 나이 사용 소식을 관심 있게 전했다./사진=CNN홈페이지

‘만 나이’로의 통일이 확정되자 외신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 CNN은 지난달 초 민법·행정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 소식을 전하며 우리나라의 나이 문화를 소개했다. CNN은 가수 싸이를 예로 들며 싸이는 1977년 12월 31일생이어서 만으로는 44세(2022년 현재)지만, 연 나이로는 45세, 세는 나이로는 46세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태어나면서 1살이 되는 ‘세는 나이’를 ‘한국식 나이’라고 소개하며 여기에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오랜 논란 끝에 만 나이로 통일하면서 세계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나이 체계가 정착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 부모 급여 도입…만 0~1세 가정에 월 70만원

지금까지 만 0세와 1세 아동 가정에는 월 30만원(시설 이용 시 50만원)의 영아수당이 지급됐다. 올해부터는 영아수당이 부모 급여로 통합·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열린 중앙보육정책위원회에서 부모 급여 신설을 담은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7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제1회 여성기업주간 여성경제인의 날 유공자 정부포상 수여식에 앞서 육아·보육 업체인 코니바이에린 부스를 방문해 아기띠를 직접 착용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만 0세는 월 70만원이 현금 지급되고, 어린이집을 이용한다면 시설 이용 보육료 50만원을 차감하고 20만원을 현금으로 받게 된다. 만 1세는 월 35만원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지금까지처럼 월 50만원 보육료가 지원된다. 소득과 재산과 관계없이 만 0~1세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든 지급 대상이다. 기관을 이용하지 않으면 부모 급여로 연간 84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데, 내년(2024)부터는 더 확대돼 만 0세 월 100만원, 1세 50만원으로 연간 1200만원을 받게 된다. 올해 부모 급여 지급 대상은 32만3000명이다. 예산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2조3600억원이 투입된다.

양육비의 직접 지급 외에 보육 시설과 서비스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2027년까지 2500곳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국공립.사회복지법인·직장어린이집 등 공공보육을 이용하는 비율은 37% 수준. 정부는 이를 2027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또, 부모가 급히 아이를 맡겨야 할 경우 이용하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도 확대하기로 했다.

2021년 출산율은 0.81명이었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저출산 대책을 내놨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보육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은 건 출산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저출산이 장기화될수록 아이 한 명, 한 명을 잘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앞으로 5년 동안 양육 지원과 보육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 소비자 중심 표기…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022년 7월 12일 한국식품과학연구원 소비기한 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살 때 소비자들이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유통기한이다. 올해부터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확인하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85년부터 38년 동안 유지해온 유통기한 표시제 대신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소비기한은 식품 포장재에 표시된 보관 방법대로 보관한다면 섭취에 이상이 없다고 인정되는 기간이다. 유통기한이 영업자 중심의 표시제라면 소비기한은 소비자 중심의 표시제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유통기한은 영업자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이고, 이 기한이 지나도 식품을 섭취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유통기한이 지나면 식품을 폐기해야 한다고 인식하면서 식품 쓰레기양 증가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돼왔다. 식품안전정보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식품 폐기량은 연간 548만 톤, 처리비용은 1조960억원에 이른다.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도입해 식품 폐기를 줄이면 소비자는 연간 8860억원, 산업체는 260억원의 편익을 얻을 거라는 분석이다.

기존의 유통기한은 제품의 품질안전 한계 기간의 60~70%로 설정됐지만, 소비기한은 80~90%로 설정된다. 식약처가 제시한 잠정적인 소비기한 참고값을 보면, 제품에 표시되는 날짜는 비살균즉석섭취식품의 경우 14시간, 과자류의 경우 36일이 연장된다. 두부는 6일, 빵류는 3일, 어묵 13일, 영유아 이유식류는 16일이 각각 길어진다. 업체들은 각 해당 제품에 대해 자체 실험 없이 참고값보다 짧게 소비기한을 정할 수 있다. 우유는 냉장이 철저히 지켜지지 않으면 변질 가능성이 높아 소비기한 적용을 2031년으로 미뤘다.

우리나라의 소비기한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늦은 편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2018년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연합은 식품 특성에 따라 소비기한, 품질유지기한, 냉동기한을 구분해 사용하고 있고, 영국은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 일본은 소비기한과 상미기한을 구분해 쓰고 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미 식품산업협회가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품질유지기한과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김치나 잼류에만 품질유지기한이 도입됐다.

식약처는 올해 1년을 소비기한 표시제 계도기간으로 정했다. 식품의 종류가 다양해 새로운 표시제가 안정적으로 시행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부동산 규제 완화…무순위 청약 거주지역 요건 폐지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과 규제 완화책을 잇따라 내놨다.

올해부터는 개인이 유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실거래가로 취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기존에는 신고가액과 시가표준액 중 더 높은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적용했다.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는 과세표준이 기존의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뀐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는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기간이 확대됐다. 6월부터는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되고,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조정된다. 2주택자에 대한 다주택 중과세도 폐지된다.

▲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 모습./사진=뉴시스

이달부터 무순위 청약의 거주지역 요건이 없어진다. 무주택자면 누구나 무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특별공급 가점 기준이 변경된다. 상반기 중 투기과열지구 내 중소형 면적에 대해 추첨제가 신설되고, 공공분양 청약에 미혼청년 특별공급이 도입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이달부터 청년 맞춤형 전세특례보증한도가 확대되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PF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 지원이 강화된다. 상반기부터 생활안정자금이나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 서민과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돼 9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경우 연 4%대 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이 밖에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시 구조안전 항목에 대한 가중치가 기존 50%에서 30%로 줄고, 주거환경과 설비노후 비중은 30%로 높아져 안전진단 문턱이 낮아진다.

◇ 부처님오신날·크리스마스 대체휴일

▲ 2022년 5월 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이 열렸다./사진=뉴시스

그동안 대체휴일은 명절과 국경일, 어린이날에 적용됐다. 올해부터는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과 크리스마스(양력 12월 25일)가 대체 공휴일로 추가 지정된다. 정부는 소비 심리 촉진과 소상공인을 위해 대체휴일을 추가 지정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했다. 민생경제 회복 지원 대책에 포함된 내용이다.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이 적용된다. 월급(1주 40시간 근무 시, 유급 주휴 포함 월 209시간 기준)이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게 된다.

기존 지하철만 이용 가능했던 정기권 제도가 ‘지하철·버스 통합 정기권’으로 확대 도입된다. 기존 서울 전용 지하철 정기권은 30일 동안 5만5000원에 60회를 이용할 수 있었다. 60회를 모두 사용하면 16회 정도는 무료 탑승하는 것과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되지만, 탑승 횟수가 적을 경우에도 환불은 불가했다. 반면, 통합 정기권은 30일간 5만5000원, 60회 이용 조건은 같지만, 버스로의 환승이 가능하고, 43회 이상 사용하면 나머지는 마일리지로 환급받을 수 있어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내버스나 농어촌.마을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로의 전환이 의무화된다. 정부는 현재 30% 남짓한 시내버스의 저상버스 도입률을 2026년까지 62%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광역급행형 등 좌석버스 노선은 국내에 운행 가능한 차량 모델이 없어 2026년까지 차량개발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사고가 잦은 지역에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다. 신호등이 설치되는 만큼 어기면 신호위반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된다. 오토바이의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오토바이를 운행하다 사고가 날 경우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과 별도로 보험 미가입에 대한 과태료를 내야 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hj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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