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매치는 없다, ‘재개발·월세’ 잡아라

[[22대 총선 여기서 갈린다⑤서울 서대문갑]단골 주자들 맞대결 무산, 낙후지역·대학가 표심 공략이 열쇠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3.12.01 09:28
편집자주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4개월 앞두고 진행되는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의석수 절반 이상이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253석 중 여당과 야당이 공을 들이는 ‘최대 격전지’가 있다. 정치 1번지부터 리턴매치가 진행되는 지역구, ‘보수 혹은 진보 정당 텃밭’이었지만 변화가 감지되는 지역구 등이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이 전국으로 퍼지기도 한다. ‘최대 격전지’의 승패는 총선의 명운을 가른다. 최근 선거인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고 22대 총선을 예측해본다.
▲(왼)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른)이성헌 서대문구청장/사진=뉴시스

헌정사상 최다 리턴매치, ‘6번의 리턴매치’를 기록한 지역구가 있다.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무려 20년 동안 양당 후보로 나서 선거를 치른 이들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이 구청장이 우 의원보다 4살 많지만 서대문갑안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81학번 동기고,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모교가 있는 서대문갑을 무대로 6차례 벌인 대결에서 우 의원이 4승을 기록했다. 이 구청장은 16대와 18대 총선에서, 우 의원은 17대, 19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엎치락뒤치락하다 20·21대 총선에선 우 의원이 내리 당선됐다.

‘우상호 대 이성헌’ 맞대결은 내년 총선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서대문구청장에 당선됐고, 우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 상징과도 같았던 이들이 떠나고 양당에서 누가 공천을 받아 본선에 나설까.


◇총선서는 민주당 우세였지만…최근 선거에선 국민의힘 득표율 높아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 우 의원이 이긴 횟수가 더 많지만, 지난해 치러졌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갑 지역구는 충현동, 천연동, 북아현동, 신촌동, 연희동, 홍제1동, 홍제2동 등이 해당된다. 이 지역구에서 윤 대통령은 50.13%(4만1010표)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45.46%(3만7192표)로, 4.67%p 차이를 보였다. 서울 전체에서 윤 대통령이 50.56%, 이 대표가 45.73%로 4.83%p 차이를 보인 것과 비슷한 격차를 기록했다. 서대문구 전체에서는 이 대표가 48.33%로, 윤 대통령(47.47%)을 0.86%p의 차이로 약간 앞섰다.

지난해 6월 1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았다. 서울시 전체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59.05%(260만8277표)로, 송 전 대표(39.23%·173만3183표)와 19.82%p 차이를 기록했다. 서대문구갑의 경우 오 시장이 57.82%(3만4280표)로, 송 전 대표(39.71%·2만3544표)와 18.11%p 차이 났다.

구청장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앞섰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이성헌 구청장은 서대문갑에서 56.42%(3만3292표)를, 민주당 소속 박운기 후보는 43.57%(2만5710표)를 기록해 12.85%p 차이를 보였다.

풀뿌리 민심을 알 수 있는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앞섰다. 북아현동, 신촌동, 천연동, 충현동이 포함된 서대문구 1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정지웅 시의원이 52.84%(1만7763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반면 민주당 소속이었던 장숙이 후보는 47.15%(1만5849표)를 기록했다. 연희동, 홍제1동, 홍제2동이 포함된 서대문구 2선거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문성호 의원(1만8055표)이 51.48%의 득표율로 민주당 소속 김호진 후보(48.51%·1만7015표)를 이겼다.

정당만 투표하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서대문구 전체 결과는 국민의힘이 7만3613표로 50.54%를 기록하며 민주당(43.35%.6만3144표)을 앞섰다.

◇“재개발재건축 지역 현안…대학가 월세 안정 필요”
서대문 동부권에 위치한 서대문갑은 선거 때마다 ‘재개발재건축’이 최대 현안이었다. 홍제동과 충현동, 북아현동 등은 건물과 빌라가 낙후해 정비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충현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만난 주민 A씨는(45세) “여기는 마포구, 종로구랑 붙어 있지만 개발되는 속도는 인근 구들에 비해 매우 더디다”라며 “종로구처럼 보존해야 하는 건축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발전하지 못한 것은 이 동네 지역 정치인들이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연동과 충현동 일대 10만4650㎡ 면적은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바 있다. 도시재생 뉴딜이란 재개발이나 재건축 같은 대규모 정비사업과 달리 마을 자원을 보존하면서도 ‘구도심 중심 기능을 되살린 혁신 거점 조성’ 등으로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2022년까지 약 250억원을 지원받았다. 주민 B씨(60세)는”그 사업으로 공원같은 게 생기긴 했지만 개발 자체가 안 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2028년에는 경전철 서부선이, 2030년에는 강북횡단선이 완공될 예정이다. 경전철 서부선은 서울대입구에서 새절역까지 이어지는 전철로 서대문구에서는 신촌, 연세대, 연희동을 지난다. 연희동에 거주하는 주민 임씨(40대)는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어 출근할 때 버스를 타고 홍제역이나 신촌역으로 가야 한다”며 “버스와 자가용이 많다 보니 도로는 늘 막히는데, 지하철이 생긴다면 교통체증도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촌역 일대/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대문갑 구역은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등 대학캠퍼스들과 대학로인 신촌을 끼고 있다. 대학생이 밀집돼 2030 세대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젊은 층을 겨냥한 원룸 생활환경 개선과 일자리 센터 조성, 교육 환경 개선 등을 공약으로 제시되곤 한다.

신촌역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1세)는 “요즘 원룸 월세가 올라 집을 구하기 너무 어렵다”라며 “지금은 6평짜리 원룸에서 1000에 70으로 살고 있는데, 내년 재계약할 땐 더 오를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여기에 관리비와 전기료, 수도세 등을 포함하면 기본적으로 한 달에 나가는 돈이 100만원”이라고 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전용면적 33㎡ 기준)는 5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정도 상승한 가격이다. 대학가별로 평균 월세 변화를 살펴보면 연세대 인근이 평균 50만원대에서 50% 상승한 79만원대로,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인근 공인중계사 관계자는 “깡통전세, 전세사기 때문에 월세가 올랐다”며 “요즘은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내리는 것보다 월세를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왼)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른)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사진=뉴시스
◇무주공산 서대문갑 누가 차지할까

무주공산 서대문갑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건 이수진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서대문구청 옆에 선거사무소를 내고 출마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의원은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30년간 근무한 간호사 출신으로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을 지낸 후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국민의힘의 서대문구갑 당협위원장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무성하지만,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사람은 없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서대문구애서 40년을 거주하고,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11월 14일 국민의힘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서대문구에 출마할 것이란 추측에 대해 “저는 지역구로 많은 유혹을 받았는데 안 나간다”고 선을 그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많이 본 기사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