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10명 중, 1명이 '귀농인 시대'

[농촌은 지금, jump up-김귀영 귀농귀촌 종합센터장 인터뷰]

임윤희 기자입력 : 2016.10.06 15:19
편집자주농가경제 활성화를 6차 산업이 책임지고 있다. 농사만 지어 도매가로 농작물을 넘기던 농민들이 제조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6차 산업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더리더>는 농민의 변화로 농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농촌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신규 코너를 선보인다. 농촌이 잘 살아야 우리 먹거리의 질이 좋아지고 삶이 풍요로워진다. 제2의 농촌 호황기를 만들 ‘新농민’들을 만나보자. /편집자
▲김귀영 귀농귀촌종합센터장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 베이비붐세대(1955년에서 1963년)의 은퇴와 더불어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5년에는 귀농가구가 1만1959가구에 달했다.
또한 농업가구는 108만여 가구, 귀농가구는 1만2000가구로 전체 농업인구 대비 1.2%를 차지하며, 전체 농촌인구는 356만명으로 귀촌인구까지 합치면 농촌인구의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후에는 귀농귀촌이 증가해 전체 농촌인구의 40%를 귀농귀촌 인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현장에서는 참여인력이 귀농자로 대체돼 귀농자가 없으면 마을 운영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은 귀농귀촌 인구의 효율적인 관리와 지원을 위해 귀농귀촌종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전체 귀농인구의 60%가 서울·경기·인천지역 주민인 점을 감안해 양재동에 위치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귀농귀촌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줄어들고 있는 지역인구를 늘리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지자체도 자체적으로 귀농귀촌센터를 만들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귀영 귀농귀촌종합센터장은 “센터운영이 초기 단계”라며 “아직은 귀농귀촌정책 추진체계 정비가 덜 돼 중앙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민간의 정확한 역할 구분 없이 중복되는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정작 필요한데 어디서도 하지 않는 서비스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툴을 만들어 일원화된 귀농귀촌 정책을 전파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30년 전 귀촌한 본인을 모델로 꼽으며 도시에서 하던 일이 잘 안돼 농촌으로 가겠다고 생각하는것보다는 농업과 농촌이 가진 발전적 가치와 기회를 잡으려는 마인드를 갖추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귀농귀촌종합 센터의 역할은

▶귀농귀촌에 관심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방문 및 전화상담, 온라인상담 등을 진행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정보제공 기능,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해교육, 지역과 품목을 탐색할 수 있는 교육, 소득관리를 할 수 있는 경영 노하우, 세법 교육 등 농업에 부가가치를 더한 6차 산업화 방안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정착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개인 맞춤형으로 1인에게 연간 3회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귀농 닥터도 운영한다.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에는 귀농귀촌 관련 정책 등 정보가 잘 정리돼 있고 온라인교육 강좌도 열어 초기에 정보를 얻으려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30년전 귀촌한 것으로 안다. 이유는.

▶나는 서울 토박이로 자랐지만 직업 중에 생명을 키우고 가꾸는 유일한 직업이 농업이라고 생각하고 그 직업의 가치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졸업 후 농촌에서 아이를 친환경적으로 키우고 싶은 생각에 농사짓는 사람과 결혼한 것이다. 지금 귀농귀촌인들과는 약간 다르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자라온 환경이 다름에 따른 정서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곧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다.
최근 언론에서 아주 극단적인 사례를 보도해 귀촌인과 현지 주민간 소통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공동체 문화를 담아내는 곳이 농촌이기 때문에 정서적인 차이가 있다. 어떻게 보면 관심과 애정이 넘치는 삶의 방식인데 도시와는 다른 매력에 익숙해진다. 
▲김귀영 귀농귀촌종합센터장

-김 센터장이 생각하는 귀농귀촌은 무엇인가.

▶도시화 현상이 팽창할수록 전원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지는데 많은 선진국들이 이 현상을 겪었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이미 농촌에서 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보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더 많아졌는데 이 같은 사회현상의 방증이라고 본다.
극단적 도시화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행복의 기준을 소득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친환경적인 삶에 두고 있는 것이다.
최근 귀농한 젊은 건축설계사는 자신의 능력으로 큰 돈을 벌었지만 아이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얼굴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일상에 염증을 느껴 귀농을 선택했다. 수입은 줄었지만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결정대로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새로운 일자리, 농촌의 여유롭고 친환경적인 삶을 꿈꾸는 모든 것이 해당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을 키우는 창조적인 직업과 공동체문화, 정서를 간직한 농촌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귀농귀촌에 대한 청사진만 가지고 귀촌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준다면

▶우리가 교육하고 상담한 사람을 대상으로 매년 정착률을 조사한다. 해마다 30%가량이 상담과 교육만받고 포기한다. 또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농촌에 이주하고도 역귀농하거나 실패한 사례가 10%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 1억원를 꿈꾸고 귀농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1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농부는 3.4%에 불과하다. 100명중 4명 안에 들어야 겨우 1억원 소득을 올리는 농부가 된다. 그것을 보고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기 자신의 재무상태와 내가 귀농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도시에서는 3000만원만 있여도 치킨집을 창업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러나 귀농은 그 돈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내 신용도에 따라 보통 1억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을 빌릴 수 있어야 하고 곧바로 갚을 능력이 돼야 한다. 구체적인 소득 목표와 상환계획이 있어야 한다.
만약 도시에서 연봉이 5000만원이었다면 귀농해서 5년 안에 3500만원만 벌면 비과세기 때문에 5000만원 연봉의 소득과 비슷하다. 농촌에서는 의료, 면세, 유류비, 대학생 대출 등 각종 지원 혜택이 있어 비슷한 삶의 수준을 영위할 수 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소득이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귀농이라면 농업분야의 일자리만 생각하는데 다른 분야의 일자리는 어떤가.

▶현 정부 들어서서 주요 농정이 6차 산업화다. 그간 재배 생산 분야의 농업지원에 집중했다면 6차산업은 농산물을 재배하고 수확한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하거나 체험, 관광 등의 서비스와 결합해 농업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관련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산업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농촌에 많은 6차 산업화 농업법인, 마을기업, 공동체 회사 등의 일자리가 생겨났고 그런 공동체에는 도시에서 전문적인 기술과 경험이 있는 이들의 참여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이는 귀촌 후 직접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마을의 특산품을 가공하고 유통하는 6차 산업화 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다.
또 농촌에 있는 다양한 사회문화복지 서비스 차원의 일자리도 늘고 있다. 이를테면 방과 후 돌봄교사, 노인 도우미 등 귀농귀촌 인구 증가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영역도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전국에 귀농귀촌센터 현황은 어떤가 

▶정부가 2011년부터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에 지원한 ‘도시민 유치 지원사업’ 덕에 3년간 매년 2억원씩 귀농귀촌을 위한 정책 자금을 바탕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각 지방정부는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전국에 80여 곳의 자치단체가 귀농귀촌종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운영 형태도 다르고 성과도 다르다. 어떤 지자체는 민간단체와 협력해 제대로 귀농귀촌인을 지원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단순히 귀농귀촌 희망자의 상담과 민원 대응만 하기도 한다.
이처럼 아직 각 지역의 귀농귀촌종합센터는 발전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김귀영 귀농귀촌종합센터장

-귀농귀촌 지원정책을 평가한다면

▶높게 평가할 부분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귀농귀촌의 사회적 트렌드를 만들었고, 그 사회현상을 정부가 끌어안아 귀농귀촌 정책을 추진하면서 귀농귀촌 활성화 지원법을 만드는 등의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귀농귀촌 정책 추진체계 정비가 미흡해 중앙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민간의 정확한 역할 구분 없이 중복되는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정작 필요한데 어디서도 하지 않는 서비스도 있다. 앞으로는 제대로 된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만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툴을 통한 일원화된 귀농귀촌 정책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귀농귀촌 분야의 바람직한 정부정책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잘 반영해야 한다. 정확한 실태 파악과 연구를 기본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책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또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하향식 정책이 아닌 상향식 정책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년 귀농귀촌 종합계획을 수립 중인데 그런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계획 수립부터 현장활동가, 지자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앞으로 센터를 운영하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청년 귀농에 힘쓰고 싶다. 40세 이하의 귀농을 의미하는데 귀농 통계를 보면 50대가 제일 많고 그다음이 60대, 40대 순이다. 농업과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형 농업인재로 청년 귀농정책을 다양하게 지원해 청년 귀농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농업과 농촌을 경험한 적이 없는 도시 청년들을 위해 직업교육으로 농산업 직업 체험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음을 먹으면 귀농해 농업과 농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청년의 경우 귀농할 때 필요한 기초 자금과 경험, 지식이 빈약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촌에 투자하는 마음으로 청년 귀농귀촌에 집중한다면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정형화되지 않은 인식의 방법이 농업과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테면 취업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뭉쳐 만든 ‘잼있는 세상의 잼 사업’, 대학 졸업 후 바로 상추농사를 지어 도시소비자와 직거래해 주변 마을 농가의 상추까지 판로 개척에 나선 마을의 젊은 ‘직거래 전도사’,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못생긴 과일로만 만드는 ‘못난이 과일까페’, 농사체험과 캠핑을 연계한 ‘팜핑(farm+camping)’ 등은 농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 이상 연령대의 귀농귀촌 지원정책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개선, 보완하면서 나아갈 방침이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께 한말씀해달라

▶도시에서 하던 일이 잘 안돼 귀촌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농업과 농촌이 가지고 있는 발전적 가치와 기회를 잡고자 하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다.
전 세계 산업분야의 경제적 가치로 보면 농식품 분야는 자동차산업의 3배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활용하지 않고도 살 수 있지만 식사는 매일 매일 3번씩 해야 한다. 전 세계 70억 인구가 소비자인 셈이다. 따라서 농산업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장수시대에 대비한 바이오산업 등 부가가치가 큰 경제산업이 모두 농산업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한번 더 봐야 한다. 농촌이 역사적 문화적으로 유일하게 공동체 문화를 간직하고 계승할 수 있는 좋은 그릇이라는 점에도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관련 정보를 직접 발로 뛰어 취득하고 관련 교육도 철저히 받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경영할지 고민하는 준비 기간을 거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정말 바라는 삶이 농촌과 맞는지를 잘 따져야 한다. 굉장히 도시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농업과 농촌에서 많은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