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범, 농사펀드 대표 도시와 소통, 1호 ‘농촌기획자’

[농촌은 지금, jump up]크라우드펀딩 접목, 영농자금·판로 동시에 해결

임윤희 기자입력 : 2016.11.16 11:16
편집자주1차산업의 대표격인 농업이 6차산업으로 변신 중이다. 농사만 지어 도매가로 농작물을 넘기던 농민들이 제조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6차산업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 ‘더리더’는 농민의 변화로 농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농촌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신규 코너를 선보인다. 농촌이 잘 살아야 우리 먹거리의 질이 좋아지고 삶이 풍요로워진다. 제2의 농촌 호황기를 만들 ‘新농민’들을 만나보자. / 편집자
▲농사펀드 박종범대표
“농부는 다른 걱정 없이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최고의 전문가를 키워내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농사와 크라우드펀딩을 결합시켜 운 영하는 농사펀드 박종범 대표(37)의 말이다. 가장 좋은 농산품을 출하하기 위해 농부는 좋은 씨앗을 고르고 정성을 들여 심고 가꾸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르다. 농사 자금 마련과 농산품을 판매할 판로 개척이 잘 풀리지 않으면 농부는 빚쟁이도 되고 장사꾼도 된다. 농부의 걱정을 대신 해주는 ‘걱정인형’의 길을 자처한 박 대표의 농사펀드는 바로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농부에게는 자금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품을 연결시켜주자는 발상과 해외 사례 연구로 얻은 크라우드펀딩 모델의 결합으로 ‘농사펀드’가 탄생했다. 
박 대표는 농촌의 걱정인형이지만 걱정으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 ‘기획자’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농촌기획자’라 는 생소한 용어는 비즈니스로서의 가치와 농촌의 가치를 동시에 증명하는 새로운 직업을 의미한다. 농촌에는 있고 도시에는 없는 것, 반대로 도시에는 있고 농촌에는 있는 것을 찾아 매칭해주 는 기획.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도시와 농촌간의 교류다. 밥상에 올라오는 식재료들을 담당하는 농부들을 직접 기억하고 만나보는 도시인과 그런 도시인과의 약속을 지켜가기 위해 정성으로 농사 짓는 농부를 꿈꾸는 박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 는 농촌의 미래를 들었다. 

-젊은 세대인데 농사나 농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처음부터 농촌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대학교 3학년때 소상공인 홈페이지 만드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대표와 기획 회의를 하던 중 자체적인 사업 모델로 농촌에 남는 방을 모아 민박 정보서비스를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작업을 했었다. 그 결과 ‘농촌넷’이라는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했고, 그것이 점점 커져서 농촌 컨설팅까지 맡게 되었다. 농촌을 많이 다니고 함께 하다 보니 강원도 화천에 토마토 축제에 홍보를 맡게 되었다. 토마토를 수확해서 축제에 참여 하는 그런 모습을 기획했고, 도시 어린이와 농촌의 노인들이 토마토를 따고 활짝 웃는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다. 그 순간 농촌에도 도움이 되고 도시사람들도 즐거운 일의 가치를 느끼게 되었다.”

-농사펀드의 출발이 궁금하다
“계속 ‘농촌기획자’라는 이름으로 농촌에 대한 개인 프로젝트를 해왔다. ‘총각네 야채가게’ 근무 당시 진행했던 개인 프로 젝트를 농사펀드에 접목시켰다. 농부들의 가장 큰 고민인 영농자금 문제와 판로 문제의 해결 방식을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크라우드펀딩으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였다. 2013년에는 모금이 50%밖에 안됐다. 다음해에 문제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했더니 1300만 원이 모였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농부님은 농사 짓기도 전에 판매가 끝난 상황이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 한 해는 크라우드펀딩 수수료 모델로만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취업난인데 어떻게 보면 창직을 하셨다. 어떤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고 보나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나 하 고 싶어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했었고, 그 일을 하는 나를 뭐라고 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했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농촌기획자’다. 농촌기획자를 통해 얻어 진 경험이나 교훈, 노하우 이런 것을 회사기획업무에도 활용했 던 것 같다. 이런 경험을 통해 회사 업무의 결과물도 좋았다. 생각해보면 회사마다 미션을 통해 사회 특정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지 않나. 이런 방식을 ‘창직’으로 전환시켜 농부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을 미션으로 설정하고 농촌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기획이라는 방식으로 일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또 하나의 팁은 직장이 주는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직장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 나 또한 지금 농사펀드를 하는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창업이나 창직을 하고 싶다면 유사 경험이나 직업 카테고리를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농사펀드 박종범대표

-현재 농사펀드를 이용하는 이용객은
“7100명 정도 된다. 시작한지 1년8개월 정도 되었고 지난해 대비 이용액 기준 2.5배 정도 성장했다.”

-홍보는 어떤방식으로 하나 
“언론홍보는 취재 노출 이외에는 따로 보도자료나 홍보물 을 배포하지 않으며, SNS를 활용한다. 실제로 사용자 분석을 통해 연령대 특성에 맞게 페이스북 광고를 하거나 투자자들을 연구 분석해서유사 사용자들 대상으로 노출하고 있다.”

-몇 개정도 상품이 있고 어느 분야가 가장 hot한가 
“250개 정도의 상품이 있고 인기 상품은 시기마다 조금씩 다 르다. 봄철에는 채소나 곡식이 인기고 여름은 과일 겨울에는 수산과 가공이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무염으로 만든 명란젓 담그기 등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농산품의 제품 촬영이나 농사 현장의 이미지에 공을 많이 드리 는 것 같다 
“회사가 에디터가 3명이고 개발, 플랫폼, cs정산으로 구성된다. 매월 다음달 소싱 계획을 세운다. 방문조사를 하기도 하고 사전 조사와 전화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에디터는 농부의 경쟁력 조사와 전화인터뷰 방문조사 및 최종 편집 등을 맡는다. 지난달까지는 방문 조사가 90%였고 10%는 비방문 조사였다.” 

-농사펀드의 농부가 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던데 농부들의 반응은 어떤가 
“일반 생협이나 이런 곳보다는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 일반 관행농사를 하시는 분들은 안되고 제초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 일반 관행농사에서 친환경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농부에게는 가장 어렵다. 따로 인증서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필터링해서 친환경으로 넘어가는데 농사펀드를 통해 농부님들이 영농자금을 미리 마련할 수 있어 좋아하신다. 또한 응원하기 코너를 운영 중이다. 결제할 때 한 마디씩 쓰 게 되어 있는데 농부들은 소비자의 한마디가 농사를 잘 짓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농부의 밥상’이라는 오프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소개해주신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농부와 소비자가 가까워지는 것이라 보 고 10~20명이 모여서 함께 밥을 먹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농부의 재료들로 밥과 여러 음식을 준비해 파티를 여는 개념인데 ‘팜파티’의 도시화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6번 정도 했고 오시는 분들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고추장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한다. 모니터링을 하면 제일 반응 좋은 것은 먹거 리를 책임지는 농부와 만나는 것이다.” 

-농사펀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저희 미션은 ‘농부가 별다른 고민 없이 농사만 짓게 한다’ 다. 농부는 판매나 영농자금에 대한 걱정 없이 농사를 지어야 더 좋은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목표다.”

-개인적인 미션은 
“농촌과 도시가 더 잘 교류 했으면 좋겠다. 도·농간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서로 소통이 단절된 때문이라 본다. 도시 에는 청년이 넘쳐서 문제인데 농촌은 없어서 문제고 농촌엔 여유 있는 공간이 많은데 도시는 모자란다.
이런 부분을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 싶다. ‘농촌기획자’는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 주는 일을 기획이라는 포맷으로 하게 된다.” 

-‘농촌기획자’로서 다른 일도 생각하나 
“농사펀드를 일단 성공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안정기에 접어들면 또 다른 일을 기획하고자 한다. 프리랜서 기자들을 통해 농촌의 이야기를 잘 모으고 편집해 도시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로 만들어 주는 청년 에디터들을 길러 보려고 한다. 그런 일을 하는 학교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께 한 말씀
 “기다려서 먹는 가치를 느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딸기를 먹으려면 봄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는 마트에서 언제든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은 그렇지 않다. 편리함을 통해 무언가를 얻을 때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편의 추구를 통해 잃어버리는 부분을 소비자가 인식하고 기다림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얻었으 면 한다.”

박종범 농사펀드 대표 – 1980년 10월 춘천생 – 강원대 멀티미디어 전공 – 정보화마을 운영사업단 마을 컨설팅 – 총각내 야채가게 마케팅 팀장 – 現 농사펀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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