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귀농시대를 넘어 귀임시대, 보물이 가득한 숲으로 오세요”

최종찬 담양군 생오지마을 임업후계자

가현정 객원기자입력 : 2016.12.14 15:41
편집자주1차산업의 대표격인 농업이 6차산업으로 변신 중이다. 농사만 지어 도매가로 농작물을 넘기던 농민들이 제조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6차산업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 ‘더리더’는 농민의 변화로 농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농촌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신규 코너를 선보인다. 농촌이 잘 살아야 우리 먹거리의 질이 좋아지고 삶이 풍요로워진다. 제2의 농촌 호황기를 만들 ‘新농민’들을 만나보자. / 편집자

▲최종찬 담양군 생오지마을 임업후계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일이 가능할까? 라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기에 당장 만나러 갔다. ‘생오지마을’, 그가 사는 곳은 마을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생오지마을’이라 불릴 정도면 하고 싶은 일은 커녕 먹고 살기도 힘든 곳이 아닌가? 그를 직접 만나 확인하기 위해 담양군 남면에 위치한 ‘생오지마을’로 가 보았다. 좁지만 예쁜 길을 따라 가다보니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세련된 마을입구 간판이 보였다. ‘싸목싸목’ 오라는 말과 함께 환영한다는 내용의 간판이었다. ‘싸목싸목’ 오라는 말이 빨리 오라는 뜻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천천히’ 오라는 의미다. 전라남도 방언인 ‘싸목싸목’은 표준어로 ‘천천히’라는 뜻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희망과 긍정이라는 씨앗을 뿌리며 농 촌 마을을 일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가현정 작가의 명옥헌 초대석’의 두 번째 주인공은 담양군 남면 생오지마을에서 임업을 하며 산림조합에서 대의원으로 활동하는 최종찬 임업후계자 분 과운영위원장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문득 떠오르 는 책 한 권이 있었다. 시오미 나오키의 ‘반농반X의 삶’은 농업을 통해 정말로 필요 한 것을 채우는 작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저술, 예술, 지역 활동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X)’을 하면서 적극적으 로 사회에 참여하는 삶의 방식인 ‘반농반X’의 철학과 경험을 담 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적이 없는 최종찬 분과운영위원장 의 삶은 놀랍게도 ‘반농반X의 삶’ 그 자체다.


담양군 남면 생오지마을에서 임업으로 생계를 꾸리며 산림조 합 대의원과 임업후계자 분과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최종찬 은 담양군 남면에 소재한 생오지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광주고 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광주광역시에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꾸리다 고향 생오지마을로 돌아왔다. 지금은 공익과 사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임업에 종사하며 다양한 지역활동을 통해 공익의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작년 까지 생오지마을 이장으로 헌신하여 유능하고 성실한 젊은 일꾼으로 인정받았다. 지금은 산림조함 남면 대의원이자 임업후계 자로 임업의 중요성과 좋은 점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도시생활을 뒤로 하고 젊은 나이에 고향마을로 온 계기는

▶“자연의 풍요로움과 건강함을 느낄 수 있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도록 농사를 짓고, 나머지 반은 자기의 재능 또는 하고 싶은 일을 활용하여 사회나 공동체에 또는 더 나아가 인류에 이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다. 라고 말하면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내 마음 그대로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옆집 살면서도 일부러 아는 체 안해야 예의이자 미덕이 되는 도시 생활 은 견디기 힘들었다. 시골출신이라 그런지 도시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음에도 도시 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행히 부인도 같은 생각이어서 남들보다 빨리 고향마을로 올 수 있었다. 대부분 부인의 반대로 시골생활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살펴 볼 때 부인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담양군 남면 생오지마을 소개해준다면

▶“광주호를 거쳐 소쇄원을 지나고 유둔재를 넘어 무등산 뒷 자락 끝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오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으로 사람의 발길이 적고 자연에서의 삶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고도의 문명발달과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오히 려 살고 싶은 공간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오지 중의 오지, 생오지마을이라 불리게 된 것은 마을에 오씨가 살면서 생오지라 등록했다는 설과 워낙 깊은 산골이라 물이 부족하 여 농사가 어려워 산중오지, 생오지마을이라는 설이 있다.”


-생오지문예창작대학이 있는 마을은

▶“생오지마을은 담양출신 문인으로 잘 알려진 문순태 작가 가 2006년 귀향해 터를 잡은 마을로도 유명하다. 문순태 작가 는 사재를 털어 자신의 고향마을인 생오지마을에 ‘생오지문예 창작촌’을 세워 지역작가양성과 문예 사랑방, 집필실을 겸하 는 공간을 마련했다. 5월이면 생오지문학제가 열려 방문객 300여명이 찾아오고, 마을진입로가 포장되고 마을주변탐방로가 개설되는 등 변화 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생오지라는 명칭을 꺼려 했던 마을주민들이 이제는 생오지마을 주민임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 마을 정취가 잘 표현된 한 편의 시가 있어 소개하고 싶다. 무엇보다 멋진 시를 써주시고 흔쾌히 인용을 허락하여 주신 문순태 작가님께 감사하다.”

▲3대 숲길에서

생오지에 오면...

문순태

꽃피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하루가 향기롭고

비 오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세상 정갈해지고

햇살 짱짱한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그리움 더욱 목마르고

바람부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삶의 무게 가벼워지고

눈 오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영혼이 순결해진다


-생오지마을 대숲에는 보물이 가득하다던데

▶“지금은 귀농시대를 넘어 귀임시대로 가고 있다. 점점 가격 이 치솟는 농지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 대안으로 산에 시선을 두는 것을 권유한다. 여기서 말하는 산은 인적이 드물고, 곰이 나 멧돼지가 우글거리는 첩첩산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몇 가구는 살아가고 있고, 골짜기 가재 버들치 정도 사는 산중을 뜻한다. 농업, 어업, 축산업과 달리 임업에 대해서 는 정작 잘 알려져있지 않다. 농업이나 축산업을 함께 하면서 도 임업에 주력하면 임업 종사자가 되는 것이다. 임업 종사자 들은 독립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임업후계자나 산림조합원 등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임업후계자는 법령이 바뀌어 임업관련 교육 50시간만이수해도 임야를 소유 하지 않고도 교육이수 후 산림경영 계획서를 제출하면 임업후 계자증을 받는다.”


-임업후계자가 되면 좋은 점은

▶“임업후계자가 되면 산림청에서 20년 거치 15년 상환을 조건 으로 연 1% 이율로 최대 2억까지 산지매입자금 혜택이 있다. 게다가 저리의 각종 정책자금 대출, 다양한 공모사업에 공모 하여 자기부담 20~40%에 해당하는 비용만으로 각종 산림복 합경영도 할 수 있다. 산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공익적 가치를 추산하면 약109조원에 이르고 유일하게 산소를 만드 는 나무야 말로 인류에게 꼭 필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결국 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에서 꿈 을 키우고 임업을 통해 소득을 창출해 나만의 보물산을 만드 는 일이 가능함을 안다면 공익과 사익 모두를 추구할 수 있는 임업 종사자로 살아가는 것, 괜찮지 않나? 산이 삶터, 일터, 쉼 터가 될 수 있음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고사리밭에서

대숲을 활용하여 재배하는 친환경 표고버섯


 ▶“친환경 표고버섯을 재배한다고 하면 대부분 시설비를 투자 하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한다. 좋은 표고버섯이 비닐하우스에서도 나올 수 있지만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연 그 대로의 대숲을 활용하여 각종 친환경 임산물을 생산 할 수 있 다. 대숲이 생성한 자연스러운 그늘이 표고버섯 재배에 최적화 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환경인증을 통한 직불금과 장려금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소득이 가능하다. 실제로 대기업 직장인 부럽지 않은 수입을 얻는 경우도 있다. 오염되지 않은 산에서 나온 임산물이 사람을 살리는 진정한 먹을거리이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소비 또한 더욱 늘어날 것이기에 앞으로는 귀임시대가 열릴 것이다.”


-임업 종사자로 뛰어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 “귀농, 귀촌을 생각하면 토지나 임야를 덜컥 구입하고자 하 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신중해야 한다. 임야를 구입하는 경우 는 특히 주의해야할 점이 많다. 가장 먼저 구입하고자 하는 곳의 토지계획 확인원을 발급 받아야 한다. 보전산지,준보전산지,공익용산지,자연녹지역,국 립공원,도립공원,상수원보호,맹지등은 임업용으로 부적합하 고 각종 인허가 사항이 거의 불가능한 산도 있으니 구입 전에 전문가 상담을 꼭 받길 바란다. 위치나 경치가 맘에 들고 가격 이 싸다고 덜컥 구매해서는 안 된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살집은 작게 짓더라도 토지 는 넓게 확보해야 한다. 시골 생활의 힘은 땅에 있지 멋지고 화 려한 주택이나 정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 생활 을 모두 정리한 후 시골 생활을 시작하면 막막하고 힘들다. 토 지를 확보하여 소득용 작물을 준비하여 소득이 조금이라도 생기기 시작할 때 도시 생활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시골은 노동력이 문제이니 가급적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규모만큼만 해야 한다. 인부를 구하려 해도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한들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도시에선 아파트 구입으로 대출받고, 시골에선 정부보조사업 좋다 고 이것 저것하면 결국 도시에 사나 시골에 사나 은행 좋은일 만 하다 생을 마감한다. 도시든 시골이든 내 역량에 맞게 살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직 마을이장이자 임업후계자로서 귀농, 귀촌에 언급한다면

 ▶“요즘 시골은 고령화로 마을 공동화 현상이 급속도로 확산 되고 있어 빈집, 주말만 별장인 주택이 많다. 평소에는 시골에 서 도시로 출퇴근하느라 빈집처럼 조용하다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친구들을 불러 고기구우며 온 마을을 소란스럽게 하는 주민들이 있다. 농로를 가로막은 무분별한 주차 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하는 농부들의 일상을 방해하여 다투는 소리 까지 뒤섞이곤 한다.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시골의 옛 정취만을 떠올리고 귀농이나 귀촌을 계획하면 큰 오산이다.

 너무 이것저것 참견하고 알고 싶어 하는 시골사람, 마을의 관습이나 전통이 법이 되고 텃세부리는 원주민! 도시나 시골이 나 사람관계는 나하기 나름이다 생각하지만 특히 시골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참 중요하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진심으로 다가가고 함께하려하고 묵묵히 내일 열심히 하면 편안하게 잘 지낼 수 있다.” 


■가현정 객원기자 1.도서출판 및 인문학 배움터 가현정북스 대표 2.대한상담심리치료학회 특별상임이사 역임 3.법무부 인성교육, 독서치료 및 국방부 독서코칭 담당 4.대통령상타기 고전읽기 백일장 심사위원 5.경기도교육청 공모제 교장 심사위원 6.자유학기제 진로체험 작가부문 담당 7.은평대학 학과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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