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건 술샘 농업회사법인 대표, 건강한 술 빚는 ‘1세대 술샘’

“지역특산 쌀로 스토리 담은 프리미엄 제품 만들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7.12.29 11:09
편집자주농가경제 활성화를 6차 산업이 책임지고 있다. 농사만 지어 도매가로 농작물을 넘기던 농민들이 제조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6차 산업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더리더는 농민의 변화로 농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농촌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신규 코너를 선보인다. 농촌이 잘 살아야 우리 먹거리의 질이 좋아지고 삶이 풍요로워진다. 제2의 농촌 호황기를 만들 ‘新농민’들을 만나보자. / 편집자

▲신인건 술샘 농업회사법인 대표
‘술의 선생님’이란 의미로 지은 ‘술샘’. 용인에는 전통주 체험 양조장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주를 배우던 사람들끼리 우리 술을 알려보고자 시작한 체험이 있는 공간이다. 술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신인건 대표는 전통주 1세대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술샘’의 부지도 개인 사비를 털어 일궈 나가고 있다. 아직 후배들에게 창업으로 권하기 어렵다는 전통주 시장을 신 대표는 사명감으로 채워가고 있다. 전통주로 알려진 대부분의 제품들이 아스파탐을 사용해 단맛을 내는데 반해 술샘에서 나오는 제품은 우리 곡물을 활용해 전통의 방식으로 빚어내 프리미엄급이다.

건강이 화두인 요즘 술도 건강한 술을 마셔보라는 신 대표의 제안에 따라 한잔 시음해보니 깊은 향이 일품이다. 최근에는 누룩으로 만드는 전통주 제조 방식과 달리 맥주에 쓰이는 효모를 이용한 전통주를 연구 중이라고 귀띔해준다. 우리 전통의 고유한 맛은 유지하면서 젊은층까지 공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역 특산품인 쌀을 바탕으로 술마다 스토리를 담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하며 “품질로 연결되도록,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신 대표를 만나 그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술샘이라고 이름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술 교육기관 출신으로 5명이 같이 공부하다가 마음이 맞아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 술 선생님이라는 개념과 술의 샘, 그리고 용솟음치는 회사로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했다.
처음 시작부터 술을 만들어 파는 것뿐만 아니라 제조하고 체험 판매까지 하는 6차 산업을 목표로 시작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지원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모델로 술과 교육 체험을 융합해서 6차 산업을 목표로 했다. 물론 혼자서 그 모든 것을 하기엔 어려웠을 것이고, 5명이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농업회사 법인이면 몇 명 정도 규모로 시작했나
▶“시작할 때는 지금과는 법이 좀 달랐다. 농업인 1명 이상이면 농업회사 법인은 설립이 가능하다. 농업회사 법인은 도시의 자본을 농촌으로 끌어들인다는 취지로 만들어서 농업인끼리 만드는 영농조합법인과 그 목적이 다르다.
함께 시작한 5명은 다 제각각이다. 정 이사님은 가정주부 출신에 관련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서 대학교수까지 됐고, 한 분은 회사 CEO로 계시다 정년퇴임하셨고, 나 같은 경우는 전업농을 5년 정도 하다가 시작했다. 모두 단순히 돈을 번다기보다 전통주를 배운 사람으로서 우수성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 컸다.”


-전통주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있나
▶“전통주는 법에 의하면 지역농산물을 이용해서 빚는 농산주다. 법에 의해서 전통주로 인정받는 것이다. 생각보다 범위가 매우 좁다. 명인이 만든 술이나 지역 특산주 이 정도가 전통주다. 지역 농산물로 술을 빚겠다고 하면 지역 특산주 면허를 준다.”


-술샘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전통주 시장이 지금과는 달랐다. 처음 시작할 때가 7~8년 전인데 그때는 서울에 전통주 교육기관이 없었고 교육생도 부족했다. 교육을 받으면서 전통주는 일반 술과는 전혀 다른 술이라는 나름대로의 사명감이 생기더라. 작게 시작해서 전통주를 알려 보자고 생각이었다.
술샘 맴버들이 프리미엄 전통주 거의 1세대라서 많이 배우러 온다. 운영하는 발효아카데미에는 일반인들이 재창업을 위해 교육을 온다. 하우스 막걸리 강좌와 우리 술 맛있게 빚기 강좌 그리고 다양한 양조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전통주에 젊은이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추세다.”


-전통주 관련 창업을 많이 독려하시나
▶“개인적으로는 반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장이 너무 힘들다.”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
▶“올해 3억 원 정도 할 것으로 본다. 매년 배로 성장했고, 내년에는 6억 원 정도 계획하고 있다. 외형에 비해 아직 매출이 크게 있지는 않지만 계획대로는 잘 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궁중술 빚기 대회 대상을 비롯해서 가양주대회,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등 다양한 수상 실적이 있으신데 비결이 있나
▶“심사위원들은 세계적인 술을 다 검증하는 분들이다. 우리가 전통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와 조화로운 술, 전통에서 배우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데 점수를 주신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술샘에서 출시되는 제품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체험과 문화가 함께 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되었다. 술과 체험을 결합시켰는데
▶“지금까지는 양조장은 만드는 곳, 교육기관은 교육만 하는 곳이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보면 선도했다고 할 수 있다. 술은 문화다. 마시고 취하는 것은 소주를 먹으면 되는 것이고, 우리 술은 한 병당 칠천 원이다.
프리미엄주라고 한다. 지역마다 양조장이 제대로 활성화되고 지역 특산물이나 지역 제품을 써서 지역 특색에 맞는 술을 생산했으면 좋겠다. 술이란 지역에 있는 문화를 접목해야만 제대로 된 전통주가 나온다.”


-지역에서 지원은 좀 해주는 편인지
▶“지방으로 가면 지원사업이 많은데 경기도는 아직까지 그렇게 많지 않다. 도에서는 쌀값을 약간 지원해주고 포장을 지원해주거나 하고 있다.”


-전통주를 하는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선두주자로서 어떤 생각인지
▶“용인 쪽에 발효 클러스터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전통주 1세대들이 많이 문을 닫고 있다. 그분들을 모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협회나 이런 곳을 활용해서 힘을 모으면 더 나을 듯한데
▶“우려되는 것은 전통주 쪽 협회가 합쳐지질 않고 쪼개지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에는 대기업과 우리 같은 소규모 기업들이 합쳐져 있어서 사실상 우리의 발언권이 크지 않다. 전통주 전체 입장에서 힘을 못 모으고 다른 말만 하고 있으니 아쉽다.”


-판매 채널에서도 대기업에 많이 밀리나
▶“그것은 아니다. 판매는 또 다른 문제다. 시장이 크지 않아서 큰 기업에서 만든 것은 슈퍼나 일반 유통을 하고 우리 같은 양조장에서 만든 것은 직판이나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아직은 대기업이 유통하는 그런 채널로 들어갈 수도 없다. 찾는 분들도 다르다. 양조장에서 만드는 제품은 프리미엄급으로 희소성을 담고 가는 것이 방법이다.”

▲신인건 술샘 농업회사법인 대표

-기존에도 우리 술들이 꽤 많은데 차별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우리 프리미엄 제품은 무첨가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았고 좋은 원료로만 만들고 있고 맛도 마셔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과거부터 계속 마셔왔던 술이기 때문에 먹자마자 느끼게 될 것이다. 와인은 맛을 알려면 한참 걸리지 않나. 우리 술은 바로 친숙해 질 것이다.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우리 숙제다.


최근에는 막걸리들이 전부 아스파탐을 쓰는데 감미료를 넣은 것은 전통주가 아니다. 우리 프리미엄 약주는 너무 달다. 술샘에서 만드는 술은 가능하면 최대한 덜 달게 해서 음식과 어울리게 만들었다. 또 과거의 것만을 고집하지 않고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조금씩 변형을 주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케 시장을 겨냥해 만들고 있는 술도 있는데 사케보다 훨씬 향이 풍부하고 맛있다.


술마다 스토리를 넣고 지역 특산품을 이용하는데 특히 정부에서 판매하는 정부미보다는 그 가격 또한 비싸다. 그게 품질로 연결되도록,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술 한 병이 나오는데 원료와 술, 제조 부분과 병 디자인과 상표 디자인까지 해야 완제품이 나온다. 전부 우리끼리 해야만 한다. 처음엔 의욕이 넘쳤지만 할 일이 많아 지칠 때도 있다.”


-전통주 연구도 하고 계신데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이지
▶“우리 술이라는 것이 누룩으로부터 시작된다. 누룩과 곰팡이 연구에 따른 술의 풍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실험실도 지하에 있고 굉장히 큰 비용이 들어간다. 아직까지 100% 활용을 못하고 있는데 담당 누룩을 맡고 있는 이사님이 학위를 받게 되면 교육기관과 연구소를 따로 떼서 운영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문헌에 근거해서 전통주를 만든다고 알고 있다. 우리 술 인증도 받았는데
▶“문헌을 과학적으로 분석해가는 것이 우리 일이다. 너무 고문서에 의존하지 않고 더 많이 창조하고 있다. 모든 고문은 누룩을 근거로 하는데 우리는 계량화된 효모나 맥주 레시피를 전통주에 차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 술은 병행복발효라고 해서 당화랑 알코올 발효가 동시에 일어나고 맥주는 당화 따로 알코올 따로다. 술 품질을 얼마든 제어할 수 있어서 우리 전통주에 매칭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렵지만 차용을 해서 더 좋은 품질을 내고자 연구 중에 있다.”


-최근 해외도 다녀오셨는데 혹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나
▶“해외 쪽이 아직 결과물이 없어서 정확히 말씀 드리기는 시기상조 같다. 국내 시판 제품과 같은 술인데 살균한 것을 가지고 중국 쪽과 이야기했었다. 한참 잘 진행되다가 멈춰졌었는데 다시 제안이 오고 있어서 논의 중이다. 중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색이 붉은색인데, 우리 제품 중에 붉은 술을 매우 좋아한다. 해외 시장 진출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아직 외국인 손님은 없지만 내년부터는 활성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콘셉트를 짜고 있는 중이다.”


-제도적인 한계나 이런 게 있다면
▶“예민한 부분이긴 한데 제도적으로 어렵다는 부분은 많이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전통주를 담당하는 관련 공무원들이 굉장히 열심히 해주신다. 올해 7월 1일부터 인터넷 판매 등 하우스 막걸리 만들어서 팔 수 있게 제도 개선한 것 등, 그전에는 꿈같은 이야기였는데 국세청과 이야기해서 많이 풀어줬다. 제도적인 것은 지금처럼만 해주면 좋을 것으로 본다.”


-이런 모든 것이 술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없다면 어려웠을 것 같다. 평소 술을 좋아하나
▶“평소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 전통주를 사랑한다. 사람은 술 총량제가 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는 총량제를 넘은 것 같다. 요즘은 좀 줄이려고 한다. 11시쯤 되면 테이스팅을 한다. 처음에는 54도짜리 한 병을 먹고도 더 먹었는데 이제는 반 병 이하로 먹는다.(웃음)


-술샘에서 만든 술은 어디서 먹을 수 있나
▶“한살림 전국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인터넷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어지간한 한식 전통주점에 가면 전국적으로 팔리고 있다. 앞으로는 마니아 형성을 위해 온라인에서 체험단을 정기적 모집해서 시음하고 체험하도록 준비 중에 있다.”


-2018년 계획은
▶“지금보다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한 직원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성장하고 여유 있게 계속 발전했으면 한다. 전통주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힘을 잃었지만, 다함께 발전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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