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복주, 성추행 피해사실 비공개 이유는 "불필요한 논란 만든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1.01.26 10:25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뉴스1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겸 당 젠더인권본부장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은 배경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말했다.

배 부대표는 26일 자정 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당원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그는 "저는 지난주 내내 사건을 접수해서 조사하고 피·가해자를 면담했다"며 "당원분들께 제가 받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작성해 봤다"고 말했다.

배 부대표는 비공개 조사에 대해 "성폭력 사건에서 늘 발생하는 2차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며 "최대한 피해자의 의사와 요구를 존중하고 가해자는 인정과 사과·책임에 대해 해결 방안을 제시해서 이에 대한 이행을 약속하는 협의를 이끌어내는 소통의 과정을 안전하게 갖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명백히 인정했다. 구체적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행위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 '그 정도로 뭘 그래' 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린다"고 했다.

또한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성추행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왜 술자리에 갔냐고 추궁하고 술을 안 마셨으면 왜 맨정신에 당하냐고 한다. 가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술김에 실수라고 가해행위를 축소시키고 술을 안 마셨으면 피해자를 좋아해서 그런거 아니냐고 가해자를 옹호한다. 그러니 음주는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실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자신이 가진 가치와 주어진 정보를 고려해 선택하고 결정했다"며 "피해자가 결정한 의사를 존중하고 그에 따라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피해 당사자인 장혜영 의원은 실명 공개 이유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내가 깊이 사랑하고 몸담은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배 부대표는 경찰 고소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정의당 차원에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을 원했다"며 "공동체적인 해결방식이 당을 위해 더 유효한 방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의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대표단은 당 대표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고 직위해제했다"며 "오늘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으니 그 절차를 밟아 징계를 결정한다. 다만 징계를 결정할 때 당대표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돼 양정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중앙당기위원회는 독립적 기구로 대표단이 관여할 수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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