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근태 고문 사실을 폭로한 인재근의 영문 성명서 공개

- 민주주의자 김근태 선생 서거 10주기 -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22.01.05 20:29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은 민주주의자 김근태 선생 서거 10주기를 맞아 남편 김근태의 고문 사실을 최초로 폭로한 인재근의 영문 성명서를 지난 12월 28일 공개했다. 

김근태 선생의 부인 인재근은  김근태로부터 고문 사실을 전해 듣고 1985년 9월 2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에서 김근태 고문 사실을 폭로했다. 

이 자료는 인재근의 폭로 내용에 근거해 영문으로 작성돼 미국 사회에 유포된 것이다.

1985년 8월 24일 체포돼 구류처분을 받았던 김근태는 구류 마지막 날인 9월 4일 새벽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로 끌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9월 20일까지 야만적인 고문을 당했다. 

김근태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그의 가족과 동지들은 초조해졌다. 부인 인재근은 언젠가는 조사받는 곳에서 검찰로 이송될 것이라 예측하고 검찰청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고, 이러한 예측이 적중해 9월 26일 검찰청 5층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극적으로 김근태와 마주치게 됐다.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는 1분여 동안 두 사람을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이때 김근태는 고문 사실을 인재근에게 알렸다. 

김근태는 훗날 ‘이 만남은 정말로 기적 같은 것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고문 사실을 알게 된 인재근은 기독교회관으로 찾아가 자신이 김근태로부터 들은 사실을 알렸다. 

이를 통해 김근태에 대한 야만적인 고문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고 그 내용이 미국에 있는 한국인권문제연구소(1983년 김대중의 2차 미국 망명 시기 설립한 단체)에 전해져 미국 사회에도 알려졌다.

이날 공개한 사료는 미국 사회에 한국의 열악한 인권 현실을 알리게 된 사료이다. 

1985년 김근태 고문 사실은 미국 사회에도 많이 알려졌으며, 이는 미국 사회에서 한국 전두환 정권의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조성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김근태는 19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이 자료는 김근태 고문 사실이 미국 사회에 알려진 과정을 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의 역사적 의미를 알 수 있게 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김대중이 2차 미국 망명 기간 중인 1983년 설립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는 전두환 정권의 각종 문제점을 미국 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렸고, 이를 통해 한국 민주화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미국 사회에 형성되도록 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김근태 고문과 관련해 전두환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큰 성과를 거둬 전두환 정권을 지지하고 있던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에 큰 부담을 줬다.
jmg19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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