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동학농민혁명 유족수당 추진…"예우"-"낭비" 갑론을박

염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통화에서 “동학 참여자나 직계 가족은 한때 반란자, 역적으로 몰렸다”며 “명예회복의 출발점은 다른 유공자와 마찬가지로 유족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동학농민혁명군은 2004년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유공자로 인정된 만큼, 당연히 유족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130여 년 전 조선시대 사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시기적으로 너무 지났다는 의견이 나고 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130년 지난 일에 세금으로 수당을 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도 포함해야 한다는 말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건국 유공자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유공자까지는 예우가 필요하지만, 그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지자체 예산을 사용하는 사업인 만큼, 단체장의 결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민과 국민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정읍에서는 월 10만 원 수당…“전북 전역으로 확대해야”

동학농민혁명의 발원지는 전북 정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에 따르면 1894년 정읍에서 조선 봉건사회의 부정·부패 척결과 반외세를 내건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다.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지만,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관련 기록물은 2023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며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하지만 보상 문제가 나올 때마다 “과도한 특혜”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21대 국회에서는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 참여자를 독립유공자로 인정하고, 유족에게 교육·취업·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이를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중 독립운동 공적이 뚜렷한 인물에 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훈 또는 표창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8월 다시 발의됐다.

찬반 의견이 첨예한 가운데, 전북도는 오는 31일 도의회 의원총회실에서 도민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조례의 제정 취지와 유족 현황, 기존 수당 지급 사례, 향후 계획 등이 소개될 예정이며 참석자들은 현장 또는 서면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공청회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수당 지급의 배경을 주민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