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민간 소극장 주도 1번 출구 연극제 2년 만에 관객 맞아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정면 기자 입력 : 2021.07.15 14:45
▲2021 제4회 1번 출구 연극제 포스터./

민간 소극장 연극 축제 1번출구 연극제가 2년 만에 돌아와 관객을 기다린다. “2017년 그래도 연극은 계속된다.”는 슬로건 하에 개최된 바 있다.
연극제는 중견 연극인과 젊은 연극인이 하께 무대에 설 수 있는 장을 마련, 대중적 관심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극장이 있는 혜화역 지하철역 1번 출구를 연극제 이름으로 명명, 지난 2017~2019년 매년 열렸으나,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쉬었다.

매해 5편씩 공연되던 작품이 2021년은 한 편 늘어나 총 6편을 공연한다. 단순히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독특하면서도 친근한 소재의 작품들이 선발됐다. 이는 ‘1번출구 연극제’의 ‘다양한’, ‘대중적인’이라는 기존 흐름을 이어 나가는 행보다.

연극제는 어렵다고만 느껴지는 소극장 연극에 대한 인식을 극복하고, 참가작들이 극단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아 장기적으로 사랑받아 롱런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춘 올해 참가작들 역시 소극장 작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연극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에 무대에 올려지는 6편은 (주)디피스토리의 <보이체크 멘탈리티>, 극단 ‘사개탐사’의 <퇴직 면접>, 극단 '산'의 <어느 날 갑자기...!>, 극단 ‘광대모둠’의 <서울맨숀>, 극단 ‘주다’의 <그린을 기다리며>, 극단 ‘명장’의 <눈 오는 봄날>로 오는 8월 25일부터 10월 17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최근 우리의 이야기를 반영한 작품부터, 고전, 판타지까지 다양한 색을 가진 작품들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고려해 선발하였다.

먼저 개막작은 (주)디피스토리의 <보이체크 멘탈리티>. 오는 8월 25일9월 5일까지 무대에 올려진다. 19세기 독일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희곡 <보이체크>가 원작으로,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는 주인공이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기괴한 세상을 공연에 담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 고전과 현대극을 아우르는 김결 연출이 맡아 원작을 더욱 강렬하게 풀어낼 예정으로 김늘메, 윤영민 배우 등이 출연한다.

이어 오는 9월 8일~12일 극단 ‘사개탐사’의 <퇴직 면접>이 뒤를 잇는다. <퇴직 면접>은 연극과 겸임교수의 퇴직 면접을 중심으로 현대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젠더, 사회, 환경, 인생에 대한 소재들을 희화적 옴니버스로 그려냄으로써 음모론과 과장된 광고 속에 표류한 현대인의 모습을 희화시켰다.

다른 이야기인 듯 같은 이야기인 듯 이어지는 장면 구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환기해볼 수 있다. 사회 속 개인의 모습을 탐구하는 극단 ‘사개탐사’와 시대와 인간상을 적나라하고 섬세하게 분석하는 연출 박혜선의 색채를 엿볼 수 있다.

또, 지난 6월 3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초연을 마친 극단 ‘산’의 <어느 날 갑자기...!>가 1번출구 연극제의 참가작으로 오는 9월 15일~19일까지 올려 진다. <어느 날 갑자기...!>는 코로나19의 확진 이후 이송, 격리, 치료 그리고 다시 세상 속으로의 과정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한 극으로, 위기 상황에서 보이는 인간 이기심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보다 더한 마음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네 번째 작품 <서울맨숀>은 2018년 극단 광대모둠의 ‘창작루트시리즈6’으로 공연되었던 작품(당시 <신우맨숀>)으로, 호평에 힘입어 다시 돌아온다. 맨숀 화단에서 발견된 백골 사체의 처리를 두고 각각 다른 이해관계에 있는 입주민들의 행동을 통해, 사람이 무엇에 움직이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각자의 개성이 더욱 중요시되고 개인의 권리가 강화되는 요즘, 그래도 공동체 안에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관계란 무엇인가에서 시작된 고민을 바탕으로 출발한 작품으로 오는 9월 22일부터 10월 3일까지 공연한다.

<그린을 기다리며>는 극단 ‘주다’의 신작으로, 영웅을 그만하고 싶어 하는 히어로들과 죽어도 영웅이 되고 싶은 신입생의 인류 구원 작전을 다루고 있다. 악당과의 전투 중 ‘그린’을 잃어버린 나머지 후라시맨 넷이 ‘그린’의 후임 면접을 보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밝고 경쾌한 코믹극을 표방하면서도 우리 주변의 평범한 영웅을 조명한다. 공연은 10월 6일부터~10일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작품은 극단 ‘명장’의 <눈 오는 봄날>이 관객을 기다린다. <눈 오는 봄날>은 지난 2020년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출품작으로, 달동네에서 하루 벌어 근근이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 재개발을 앞둔 지역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홍기네를 중심으로, 술이 문제인 치옥네, 화투가 문제인 미숙과 남편 등 저마다 안타깝고 그만그만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놓친 것들, 그리고 사라진 것들, 우리다운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자연스럽고 소담스러운 이야기로 오는 10월 12일부터 10월 17일까지 무대에 올려진다.

한편, 1번 출구 연극제는 누적 관객 6,000여 명, 유료 관객 점유율 83.3%를 기록한 2021년 목표 관객 4200명으로 하여, 누적 관객 1만 명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관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choi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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